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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주

Moobee79 2020. 4. 4. 15:56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주

안녕하세요? Moobee 입니다. 오늘은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주’에 이야기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향기로운 마오타이주가 기름처럼 진하니/벗 서넛을 불러 작은 배를 샀다/취하여 푸른 물결에 쓰러져도 아무도 알지 못했다가/늙은 어부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보니 어느덧 갈고리달 기울었다." 마오타이를 노래한 루위즈루의 시 입니다.

마오타이는 '국주(國酒)'입니다. 국공내전당시 홍군의 여전사 리젠전의 회고를 보면 "대장정 도중 마오타이진을 지날 때 그곳에서 생산되는 술을 마시고 피로를 씻어냈다. 이를 본 저우언라이(周恩來) 동지가 '무슨 술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우리는 알 수가 없었다.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저우 동지가 '이게 바로 19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파나마 태평양 만국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은 마오타이 술'이라고 가르쳐주었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축하하는 국연(國宴)이 북경반점에서 열렸는데요. 행사의 책임자는 저우언라이. 꼼꼼한 그는 요리사 선정부터 시작해 메뉴, 술까지 직접 챙겼습니다. 마오타이주의 맛과 향을 단 하루도 잊지 못하던 그가 개국 국연의 연회주로 마오타이주를 택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1972년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 당시 마오쩌둥은 수수(고량)를 주 원료로 하는 마오타이주를 대접했습니다. 덩샤오핑 전 주석도 문화혁명 주도자들을 체포한 뒤 마오타이를 꺼내 스물일곱 잔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2018년 시진핑 주석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찬 자리에서도 마오타이주가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중국의 굵직한 역사마다 함께한 이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기업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귀주모태)'도 역시 주류업계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습니다.

약 30개 공정, 165개 기술단계, 5년의 숙성 시간을 거쳐 태어나는 마오타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네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피어오르는 향기 속의 빛깔을 보는 것이 감상의 첫 단계이다. 장향(醬香)을 즐기는 것이 두 번째 단계.

향을 즐겼으면 이제 맛을 볼 차례인데요. '일민이잡삼가(一抿二咂三呵)'라는 삼 단계 법입니다. 일민이란, 술잔을 입술에 대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는 숨을 내쉬어 술이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이잡이란, 입술에 대고 가볍게 후루룩 들이마시는 것이고 삼가란, 입안에 향이 가득 차 있을 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것으로 술 향이 비강에서 은은히 뿜어져 나가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빈 잔을 손에 쥐고 남은 향을 다시 맡는다. 이로써 마오타이주의 감상은 완성된다고 합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마오타이주 하나로 연간 526억 위안(약 9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데요. 지난해에는 중국 증시 최초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제치고 주가 1000위안(약 17만4000원)을 달성하기도 한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현재 시가총액 1조4000억 위안(약 243조5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브랜드 가치로는 전 세계 35위, 중국 내에서는 5위를 기록 중으로, 국내에서는 가장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삼성전자보다 높습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비밀

마오타이주는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프랑스 코냑, 영국 스카치위스키와 함께 세계 3대 증류주로 꼽히는 술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오타이주의 역사는 기원전 135년부터 시작됩니다. 기원전 135년 한무제에게 마오타이주를 바쳤다는 기록이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서남이열전에 남아있습니다. 이 술은 전 세계에서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仁懷)시의 '마오타이'라는 마을에서만 생산됩니다. 그리고 이곳에 구이저우 마오타이 본사가 있습니다.

사실 마오타이주는 마오타이 마을에서 만든 술만 '마오타이주'로 인정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원료로 똑같은 방식으로 제조해도 마오타이 마을에서 생산된 술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마오타이 마을은 공장이나 댐, 발전소 등이 없는 일급 청정구역으로 이 마을 공기 중에 떠다니는 특별한 미생물 때문에 술을 제조하는 단계에서 마오타이주만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입혀진다고 알려집니다. 때문에 술을 제조하고도 최소 3년 이상 이 마을에서 숙성시켜야 '진짜 마오타이주'가 완성됩니다.

술 자체의 생산과정도 상당히 복잡하다. 원재료를 9번 찌고, 8번 누룩을 넣고 발효시킨 뒤 7번 술을 받아내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 술은 다시 밀봉된 항아리에 3년 이상 숙성을 시키면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모두 증발시킵니다. 이후에도 저장 기간과 향, 알코올도수가 다른 마오타이를 혼합해 거릅니다. 술이 완성되기까지 5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이런 과정과 한정된 곳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탓에 지금도 연간 생산량은 2만 톤가량으로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맛과 까다로운 제조방식, 여기에 희소성까지 더해진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가격도 높은 편인데요. 일반적인 마오타이주는 병당 1300~2000위안(약 22~35만원)정도입니다. 같은 백주로 분류되는 2위 기업 우량예(五粮液·오량액)는 1000위안(약 17만원) 내외입니다. 게다가 오래 숙성된 마오타이주는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데, 특히 30년 이상 된 마오타이주가 경매에서 한화 14억7600만원에 팔린 적도 있습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 내놓은 마오타이주의 가격도 2억 원대로 알려졌습니다.

https://tv.kakao.com/channel/2818507/cliplink/37686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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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의 대명사 '마오타이주'

보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대가 올라가는 탓에 마오타이주는 '뇌물주'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저렴한 것도 1000위안을 넘는 데다 빈티지 마오타이주는 100만 위안이 넘기 때문에 상납이나 뇌물용으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과거 백주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정부 기관이었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인데요. 마오타이주가 뇌물로 오간다는 뜻의 '마오타이를 사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마시지 못하고, 마오타이를 마시는 사람은 마오타이를 살 필요가 없다'는 말도 유행했습니다.

실제로 2012년 말 시진핑 지도부 출범 당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삼공소비(三公消費·공무원의 차량비, 출장비, 접대비)' 규제 강화로 직격탄을 맞은 게 바로 구이저우 마오타이였습니다. 고위 관료나 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마오타이주가 사라져 매출 급감은 물론 200위안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2014년 초 120위안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고급화'에만 몰두했던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중저가 브랜드를 론칭했는데요. 또 여성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 과일주를 선보이면서 고위직 남성에만 국한됐던 소비층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20·30세대를 겨냥한 낮은 도수 제품들도 출시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갔습니다.

2015년에는 200위안대 주가를 회복하더니 2017년 500위안대, 지난해에는 드디어 중국 증시 사상 최초로 1000위안대에 안착했다. 1%대 매출 성장을 보였던 2014년과 달리 최근에는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 중입니다. 사실 구이저우 마오타이 매출 대부분은 여전히 고급술에서 나오고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 매출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국민주'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진품 생산은 한 해 2만 톤인데 그 열 배인 20만 톤이 유통되는 실정입니다. 십중팔구는 90%는 가짜라는 얘기입니다. 마오타이 제조사는 위조 방지를 위한 첨단 기술까지 도입했는데요. 전문 식별기로 보면 뚜껑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그 속에 까만 점이 2개 이상 보이며 뚜껑을 돌리면 점이 움직이는데 그게 군대의 기술이라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가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적발되는 대로 전량 폐기처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가짜 만드는 데 쓸 용도로 진짜 마오타이 빈 병이 수십만 원에 팔릴 정도로 가짜 마오타이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